- 카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. 퍼셉션이라는 상호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?
- 카페일을 한지 10년이란 기간동안 제가 운영 할 카페는 어땠으면 좋겠다..하며 고민하고 상상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.
-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한지 1년이 될때 쯤 공간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현실화 시켜줄 파트너사를 만나게 되었고 함께 브랜딩과 공간의 컨셉을이야기하는 동안 건축가인 파트너사 대표님이 책을 한 권 선물로 주셨고, 퍼셉션은 그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습니다.
- 그 책은 건축과 공간에 관한 어떤 건축가의 생각을 담아낸 내용이었고, '저자가 생각하는 질 높은 건축은 자신을 감동시키는 건축이며, 어떤 요소들이 감동하게 하였는지'를 서술해 나갑니다.
- 저는 건축전공이 아닌 디자인과 미술이 전공 이었기에 다음에 이어지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서술보다 '무엇이 나를 감동시켰는가?' 라는 한 문장을 통해 오랜시간 상상해오던 순간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.
- 우리가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감정을 지각하는 과정과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을 전달받는 과정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.
- 바로 이 과정에 대한 고민, 즉 인지하고 지각하는 것에 섬세하게 접근하고 공감하고 싶은 마음으로 Perception을 이름으로 하고 그것의 시작이었던, 'What moved me?'를 슬로건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.
- 브랜딩과 건축, 커피에 대한 책을 기획중에 있습니다. 아직 좋은 출판사를 만나진 못했지만 더 자세한 심리적 감성, 섬세한 지각, 공감각 인지 등의이야기와 천장이야기 등은 책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.
- ‘천장 맛집’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천장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요. 어떤 의도로 기획하셨나요?
- 브랜딩과 설계에만 네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. 일반적인 인테리어 공사준비 기간에 비해 길면 길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단순히 제안받는 입장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위치에서 미술, 디자인 전공을 살려 적극적으로 모든 과정에 참여하다보니 저에겐 너무나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.
- 퍼셉션의 상호와 연관된 공간의 주제와 컨셉이 정해진 후로는 건축가와 "커피 한잔을 든 모두에게 어떤 방식으로 각자의 감동을 지각하게 하고 감동적인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까?" 에 대해 다양하고 깊은 대화가 이어졌습니다.
- 그 대화속에는 카페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스토리, 색감, 음악, 온도, 향, 오브제, 풍속, 질량 등등. 우리가 인지하고 지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것들이 공간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재료로 다루어 졌습니다.
- 사실 처음 매장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건축가는 조금 당황스러운 공간제안을 하였습니다. 요약하자면 카페라는 공간의 핵심은 바리스타이고 바리스타의 행동하나 몸짓 하나까지도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큰 요소로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.
- 그 의도는 이해하였지만 훨씬 더 오랜 경력의 전문적이고 바리스타의 특색이 강한 좋은 카페들이 많은 것 을 잘 알았기에 부담스러운 제안이었고 거절하였습니다.
- 몇번의 미팅과 대화 끝에 보다 선명한 스토리가 만들어져 갔고 건축가는 바리스타가 테마가 되는 공간을 디자인 하였지만 저에겐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보이는 디자인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. 그 중심에 천장이 있었구요.
- 나무기둥 앞에 선 메시아가 그늘아래 삼삼오오 둘러앉은 민초에 설파하는 이미지속의 무화과나무 아래 공간과, 마을어귀 동네 어르신들의 쉼터가되고있는 느티나무 아래 공간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. 다같은 한 그루 나무아래 쉼, 그리고 사색의 공간으로 나타나지요.